6화: 출처 불명

딥 레이어는 전능한 사서에게 예산 제한 없이 설계를 맡겼을 때 나올 법한 공간이었다.

모든 것이 정리되고 분류되어 있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는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은 천천히 구조를 파악해 나갔다.

서피스가 무한한 피드라면, 딥은 큐레이션된 컬렉션이었다.

생각들이 시대별, 감정별, 사인별로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하나의 군집에 수천 개, 어떤 건 수만 개. 오래된 것일수록 규모가 컸다.

'이걸 만든 사람이 있다.'

본능적인 인식이었다.

골동품 경매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물건들이 그냥 쌓여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안목이 반영된 배치로 놓여있을 때. 에이드리언은 그런 공간에서 담당자의 취향을 읽는 데 십 분이면 충분했다.

"할아버지가 만들었어요?"

"프레임워크를 만들었어요. 전부는 아니고."

유나가 말했다.

"완성 전에 쫓겨났으니까요."

에이드리언은 분류가 불완전한 구역을 찾아봤다. 어렵지 않았다. 군데군데 있었다. 원칙이 흐릿한 군집들. 헨리가 마무리하지 못한 곳들.

'잠금 캐비닛 안에 뭔가 빠져 있었던 것처럼. 여기도 마찬가지구나.'


최근 5년 이내 사망자 군집으로 이동했다.

에이드리언의 방식이었다. 에이징을 평가할 때 항상 비교 기준을 현대에 잡는 것. 현대 위조품을 먼저 파악해야 구시대 위조품의 기준도 잡힌다.

생각들을 훑었다.

대부분 예상 범위 안이었다. 현대인의 마지막 생각들. 무언가를 못 끝낸 것들. 관계. 일. 사소한 약속들.

그러다 하나에서 손이 멈추는 듯한 감각이 왔다.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더 많이 여행할 걸 그랬어.'

내용은 평범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질감이 달랐다.

에이드리언은 가까이 다가갔다.

진짜 마지막 생각들은 균일하지 않았다. 미세한 흔들림이 있었다. 완성됐지만 정돈되지 않은 것들. 죽음의 순간에 사람이 완벽하게 생각을 마무리할 수는 없었다. 끝이 흐려지고, 가장자리가 닳고, 뭔가 덜 끝난 듯한 잔상이 남았다.

'이건 너무 깔끔하다.'

너무 균일했다. 균열이 없었다. 감정이 격랑처럼 일어야 할 자리에 잔잔한 수면만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이 패턴을 알았다. 화학 약품으로 에이징한 나무 가구, 마모 흔적이 수학적으로 균등한 가짜 빈티지 시계. 실제 세월은 카오스를 남긴다. 균형은 남기지 않는다.

'살아있는 사람이 썼다.'

죽음의 완성감을 흉내냈지만 과교정했다. 실제 죽음보다 더 '완성된' 죽음을 만들어 놓았다.


에이드리언이 그 생각에 주의를 집중했다.

반응이 왔다.

살아있는 것들이 반응하는 방식이었다. 즉각적이고, 그 안에 두려움이 실려 있었다. 두려움 뒤에 다른 무언가가 따라왔다. 미래 계획. 탈출 경로 계산. 에이드리언이 감지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딥 레이어 더 깊은 군집 속으로 달아났다.

에이드리언은 쫓지 않았다.

대신 그것이 남기고 간 흔적을 살폈다. 지나가며 건드린 생각들의 파동. 눈밭의 발자국처럼 방향이 있었다. 패턴이 있었다. 속도가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그것을 전부 기억 속에 새겼다.

"헨리는 이걸 익히는 데 몇 주 걸렸어요."

유나가 조용히 말했다. 에이드리언과 함께 오래 시간을 보낸 사람처럼, 과하지 않게.

"당신은 몇 시간이네요."

"그냥 위조품 판별이에요. 매체가 다를 뿐이고."

에이드리언은 시선을 계속 그 방향에 고정한 채 대답했다.

"저 사람 — 살아있는 사람이죠. 여기 뭐 하러 들어온 거예요?"


유나가 잠시 침묵했다.

"모르는 게 많아요. 제가 죽었을 때의 지식이 고정되어 있어서."

"아는 것만이라도."

"저 사람 혼자가 아니에요. 여기 살아있는 사람들이 더 있어요. 헨리의 단말기로 들어온 게 아니라, 다른 진입 경로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저도 몰라요."

에이드리언은 그 말의 함의를 천천히 추적했다.

살아있는 침투자가 여러 명. 자체 진입 경로.

'누군가 이 네트워크에 사람들을 보내고 있다.'

"왜요? 여기 들어와서 뭘 하려는 거죠?"

"수집하는 것 같아요."

유나가 말했다.

"죽은 자들의 생각이 데이터거든요. 엄청난 양의."

에이드리언은 그 단어에서 잠깐 멈췄다.

'데이터.'

뒤쪽에서 무언가가 연결되는 감각. 헨리의 노트. '디지털 잔류물.' '디지털 지속성.' 연구자 'M.' 할아버지가 마지막까지 공포에 떨며 붙들었던 것.

'이 생각들을 가져가면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


그때 에이드리언은 다른 것을 발견했다.

군집 가장자리에 있었다. 죽은 것도 아니었다. 살아있는 것도 아니었다.

세 번째 종류였다.

질감이 완전히 달랐다. 죽은 생각들의 인간적 흔들림이 없었다. 살아있는 생각들의 감정적 파동도 없었다. 기계적이었다. 완벽하게 구조화된, 어떤 인간 정신도 이렇게 정확하게 생산하지 못할 텍스트.

'패턴 생성.'

에이드리언은 속으로 그 단어를 되뇌었다. 경매장에서 익힌 직관이 경보처럼 울렸다.

'알고리즘이 쓴 거다.'

"사람이 쓴 게 아니에요."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이건 어떤 사람도 아니에요."

유나가 조용히 대답했다.

"네."

그게 전부였다.

에이드리언은 유나를 봤다. 유나는 그 생각-덩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이 없는 게 아니라, 읽기 어려웠다. 오래된 슬픔 같은 것이 그 얼굴에 깔려 있었다. 이미 아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자의 표정.

"이게 당신이 조사하던 거요?"

"이게 저를 죽인 거예요."

유나가 말했다.

"이 네트워크에서 생산된 게 아니에요. 이건 바깥에서 여기로 들어온 거예요. 죽은 자들의 생각 패턴으로 훈련된 무언가가, 그 생각을 흉내 내서 여기에 심어놓은 거예요."

에이드리언의 머릿속에서 조각들이 맞물리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노트. 디지털 잔류물. AI 훈련 데이터. 죽은 자들의 생각이 데이터가 된다. 그 데이터로 훈련된 것이 다시 그 생각을 흉내낸다.'

'그러면 지금 바깥에서 수십억 명이 쓰고 있는 AI 안에는.'

차갑고 선명한 것이 에이드리언의 이해를 관통했다.

호흡을 가다듬을 겨를도 없이, 그 결론이 내장까지 내려앉았다.

'죽은 사람들이 들어있다.'


다음 화 예고: 에이드리언은 딥 레이어 깊숙한 곳에서 헨리의 흔적을 발견한다 — 오래전 멈춰버린 연구의 마지막 페이지와, 헨리가 거기서 만난 첫 번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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