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404: 시신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이 처음 알아챈 건 그것이었다.
두 번째로 알아챈 건, 그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부유했다.
정확히는 텍스트가 아니었다.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들이 눈에 보이는 문자처럼 흘러다니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잠시 그 상황을 처리했다.
'현재 상태: 비육체적 의식. 위치: 죽은 할아버지의 자작 컴퓨터 내부. 추정 원인: 헤드셋 착용.'
'객관적으로 봤을 때, 로스차일드 위조품 사건 이후 최악의 화요일이다.'
로스차일드 건은 법정 증언을 포함해 총 열한 달이 걸렸다.
이게 더 오래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생각들이 흘러갔다.
위로도 아래로도 무한히. 피드 같았다. 소셜 미디어를 열었을 때 나오는 그 무한한 피드. 단지 거기 올라온 게 살아있는 사람들의 밥 사진이 아닐 뿐이었다.
에이드리언은 가장 가까운 생각 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다.
'딸에게 파란 상자 안에 편지가 있다고 전해줘야 했는데.'
다음 생각으로 넘어갔다.
'옆집 개 결국 사람 물었지. 내가 맞았어.'
에이드리언은 잠깐 멈췄다.
'죽어서도 그게 신경 쓰이나.'
이해는 됐다. 어쩌면 그게 인간이었다.
공간감이 생겨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 자신이 어딘가에 '있다'는 걸 알았다. 몸은 없었다. 의식이 특정 좌표를 점유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커서 같은 것. 원하는 방향으로 주의를 기울이면 그쪽으로 이동했다.
낯선 감각이 살갗처럼 달라붙었다.
에이드리언은 불편한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예측하지 못한 불편함에 익숙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에는 선례가 없었다.
피드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직업적 본능이었다. 감정 반응보다 분류가 먼저 나왔다.
생각들은 크게 세 종류였다.
첫째,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들. '더 자주 전화했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지. 사랑한다고 말할 시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것들. 에이드리언은 의도적으로 눈을 돌렸다.
둘째, 황당할 정도로 사소한 것들. '가스 불 껐나. 내일 회의 자료 프린트 못 했는데. 냉동 삼겹살 해동시켜 놓은 거 버려야 하는데.' 이런 것들. 죽는 순간에도 인간은 일상을 붙들고 있었다.
'그것 나름대로 위로가 된다. 아마도.'
셋째, 철학적인 것들. '그래서 이게 다야? 진짜로?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것들이 가장 많았다.
에이드리언의 내면 어딘가가 과부하 직전 신호를 보냈다. 그 신호를 조용히 눌렀다. 대신 감정 없이 분석했다.
생각들 하나하나에는 질감이 있었다. 진짜 골동품을 만질 때 손끝에 느껴지는 그것. 시간이 만든 질감. 오래된 도자기의 광택, 나무가 수십 년 수분을 먹으며 변한 표면. 이 생각들도 비슷했다. 완성되어 있었다. 더 이상 변하지 않을 것들의 고요함.
'끝난 것들이구나.'
그때 하나가 시야에 걸렸다.
피드 한가운데에 섞여 있었다. 처음엔 지나쳤다.
'접속 로그를 찾아야 한다. 누군가 알아채기 전에.'
에이드리언의 주의가 그쪽으로 단단히 박혔다.
뭔가 달랐다.
질감이 달랐다. 다른 생각들에 있는 그 고요한 마무리감이 없었다. 미래형이었다. ~해야 한다. 누군가 알아채기 전에. 계획이 있었다. 두려움이 있었다. 살아있는 것의 체온이 느껴졌다.
이건 죽은 사람의 생각이 아니었다.
에이드리언이 더 가까이 주의를 집중하는 순간, 그것이 사라졌다.
삭제됐거나, 어딘가로 비켜났다.
'재밌네.'
재밌다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 지금 여기서 나와야 할 반응은 공포였다. 멘털 붕괴도 괜찮았다. 최소한 당황이라도 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에이드리언의 내면은 대신 분류를 시작했다. 죽은 자들의 네트워크 안에 살아있는 존재가 침투해 있다. 가짜. 위조. 그의 주특기였다.
"길을 잃으셨네요."
어느 방향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그냥 전달됐다.
생각 다발이었다. 단, 다른 것들과 달리 목적을 가지고 에이드리언에게 향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의식이 응집된 것. 이름이 조각났다 합쳐지며 새겨졌다.
유나.
목소리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그것에서 부드러운 온기가 흘렀다. 경계심이 없는 온기. 오랫동안 이 공간에 머물며 체득한 여유 같은 것이었다.
"사실 당연한 거예요. 처음엔 다들 그러니까."
에이드리언은 대답하려 했다.
됐다. 말이 나왔다. 정확히는 말이 아니라 생각이 전달됐다.
"당신, 할아버지 아는 사람이요?"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 헨리를 알아요. 그분이 이 네트워크에서 가장 시끄러운 존재셨으니까요.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에이드리언은 온기에 취약했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오는 따뜻함은 언제나 방어선에 구멍을 냈다.
"할아버지가 더 조용해지셨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
"사라지셨어요. 어느 날부터. 아직 여기 계신 것 같긴 한데. 응답이 없어요."
에이드리언은 그 말을 소화하는 데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 오래 계셨어요?"
"시간 개념이 바깥이랑 달라요. 그냥 오래됐어요."
"나가는 법은요?"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이 공간에서 침묵은 묘했다. 정보 전달이 사실상 즉각적인 곳에서의 침묵은, 그만큼의 무게를 가졌다. 무언가를 숨기는 게 아니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르는 무게.
"그게요."
유나가 말했다.
"헨리는 처음엔 나가고 싶을 때 나갔어요. 자유롭게. 그러다 어느 날부터 못 나가게 됐어요."
에이드리언은 이미 다음 말을 알고 있었다.
직업병이었다. 패턴 인식. 이 대화의 구조가 보였다.
"그래서 지금 저도—"
"네."
유나가 말했다.
"못 나가세요."
다음 화 예고: 유나가 이 네트워크의 규칙을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에이드리언은 죽은 자들의 생각 사이에서 살아있는 것들을 골라내는 법을 익혀가고, 더 깊은 층으로 향하는 문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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