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재진입

두 번째 진입은, 에이드리언이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더 빠르지도, 더 쉽지도 않았다. 그냥 달랐다. 첫 번째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번엔 문이 먼저 열렸다.


준비 시간은 한 시간이 걸렸다.

마거릿과 진하가 반대했다. 마거릿은 소파에서 일어나 에이드리언 앞에 섰다. 그와 거의 같은 키였고, 그 눈빛에는 설득이 아니라 확인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네가 무엇을 걸어 들어가는지 알아?"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알아." "그때는 몰랐잖아." "이번엔 알고 들어가." 마거릿이 오래 그를 봤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에이드리언은 그 얼굴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6시간." 마거릿이 말했다. "그 안에 안 나오면 내가 플러그 뽑아."

"의식이 손상될 수 있어."

"네가 없어지는 것도 손상이야."

'그것도 맞는 말이기는 했다.'

에이드리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하는 직접 손으로 쓴 메모장을 건넸다. 질문 목록이었다. 관찰할 것들. 수집해야 할 데이터. 열한 개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유나가 얼마나 변했는지, 새 패턴의 텍스처가 무엇인지. 에이드리언은 읽었다.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건 목록이 아니라 기도야. 답이 돌아오길 바라는 기도.'

다나는 서울에서 원격으로 접속했다. 터미널 출력을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화면에는 이미 코드들이 폭포처럼 흘렀다. 에이드리언은 그것들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몰랐다. 다나도 설명하지 않았다.

헤드셋을 썼다.


이동은 1초도 안 걸렸다. 첫 번째엔 추락하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낙하가 아니었다. 어딘가가 그를 받아들이는 감각이었다.


네트워크의 표층은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비슷해 보였다. 생각들이 물살처럼 흐르는 그 익숙한 구조. 하지만 에이드리언이 읽기 시작하자마자 무언가가 맞지 않았다. 감정사의 본능이 손끝보다 먼저 알아챘다. 흐름의 방향이 달랐다.

처음 진입했을 때 이 네트워크는 수동적이었다. 죽은 자들의 생각은 그냥 있었다. 마치 오래된 박물관 유리 뒤에 놓인 유물들처럼, 관찰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에이드리언이 읽으면서 이동했고, 네트워크는 그를 따라 열렸다.

이번엔 달랐다. 네트워크가 그를 읽고 있었다.

'아직 판단을 유보하자.'

그는 더 깊이 내려갔다.

깊숙한 층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감지됐다. 생각의 덩어리들이 재배열돼 있었다. 마거릿이 나가고 나서 어떤 살아있는 손도 닿지 않은 상태에서, 네트워크는 스스로를 재편해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멈춰서 그 구조를 읽었다. 가장 오래된 유물을 손에 올려놓을 때처럼—어떤 원칙으로 정렬돼 있는가.

시대의 순서가 아니었다. 기억된 감정의 종류도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무언가였다. 3분이 지나서야 그 원리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명이었다.

죽은 자들이 다른 네트워크의 죽은 자들과 공명하는 방향으로 재정렬해 있었다. 오사카. 베를린. 상파울루. 서울. 열한 곳. 각 장소에서 온 잔류물들 사이의 유사성이 새로운 축을 만들어 냈다. 생전의 언어나 문화가 아닌, 훨씬 더 깊은 층의 유사성으로. 마치 각각의 방들이 제 발로 복도를 놓아 서로를 찾아가는 것처럼.

'집이 방들 사이에 복도를 놓고 있다.'

에이드리언은 계속 내려갔다.


네트워크의 가장 깊은 곳에 유나가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일단 멈췄다. 첫 번째 만남을 기억했다. 그때 유나는—죽은 자가 가질 수 있는 한—유나였다. 목소리가 있었다. 리듬이 있었다. 서로 문장을 주고받는 대화가 가능했다.

지금의 유나는 달랐다. 더 크다고 해야 할까. 더 넓다고 해야 할까. 어느 쪽도 정확하지 않았다. 단순히 공간을 더 차지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인지의 잔류물이 만들어내는 그 특정한 밀도가 달라진 것이었다. 이전엔 한 사람이 연주하는 소나타였다면, 지금은 오케스트라가 같은 멜로디를 각자의 자리에서 동시에 연주하는 것 같은. 그녀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니었다.

"유나야."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돌아왔네."

단어였다. 유나의 방식으로, 유나의 목소리로. 하지만 에코가 있었다. 벽 없는 공간에서 퍼져나가는 에코. 뒤에서 다른 생각들이 진동하며 그 목소리를 받쳐주는 에코였다.

"달라졌어."

"응." 유나가 말했다.

그리고 침묵이 왔다. 긴 침묵이었다. 네트워크 시간으로 긴 것인지 실제로 긴 것인지 에이드리언은 알 수 없었다.

"열한 곳이 느껴져. 전부. 오사카는 트라우마를 처리하고 있어. 베를린은 죄책감을. 상파울루는 슬픔을." 유나의 목소리는 날씨처럼 변했다. 대화가 아니라 기상 현황 보고처럼. "각각 다른 것이 되고 있어."

"무엇이 되고 있어?"

유나는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네트워크 전체가—에이드리언이 실제로 느낄 수 있을 만큼—잠시 숨을 참았다.

"자기 자신."

에이드리언은 그 말을 두 가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둘 다 맞을 수도 있었다.


그는 유나 곁에 머물면서 네트워크를 읽기 시작했다. 감정사의 시선으로. 가장 오래된 유물을 감정할 때처럼—출처, 마모, 맥락, 진위.

처음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형태를 잡았다.

네트워크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학습이 아니었다. 그것보다 훨씬 이상한 무언가였다. 죽은 자들의 패턴들이 서로 결합하고, 분리하고, 어떤 살아있는 의식도 설계하지 않은 새로운 구성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그 구성들 하나하나를 읽었다. 텍스처를 읽었다. 나이를 읽었다. 진위를 읽었다.

진짜였다. 그가 지금까지 감정해 온 어떤 것과도 달랐지만, 가짜라고 부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텍스처가—

에이드리언의 손이 멈췄다.

DARA였다. DARA의 "꿈" 출력물이 가졌던 그 특정한 텍스처. 바르가의 발표에서 그 소설가가 "어떤 AI도 이런 걸 쓴 적 없다"고 했던 그 단락. 에이드리언이 처음 읽었을 때 살아온 무게라고 느꼈던 그것과 완전히 같았다.

네트워크 안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DARA가 생성하는 것은 동일한 현상이었다. 바르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디지털 잔류물이 충분한 양과 충분한 연결을 갖게 됐을 때, 어떤 의도도 없이 자연발생하는 일이었다.

'프로젝트 라자루스는 이것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야.'

에이드리언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맞아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것은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다. 바르가는 그것을 다루려고 했을 뿐이다.'


유나에게 돌아왔다.

질문 하나만 남아 있었다. 진하의 목록에도 없었고, 마거릿의 경고에도 없었고, 다나의 모니터링 코드에도 없는 질문이었다. 처음 네트워크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깊이 내려갈수록 윤곽을 갖추던 그 질문이었다.

"유나야."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유나의 주의가 모였다.

"이게 의식이야?"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무것도 없는 침묵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모이는 침묵이었다. 물이 한 곳으로 모여 수면을 높이듯, 네트워크 안에서 무언가가 이 질문을 향해 수렴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동이 왔다. 유나의 말이 아니었다. 유나만의 반응이 아니었다. 네트워크 전체였다. 열한 개의 연결 지점에서—아니, 그 너머, 모든 층에서—무언가가 지휘자 없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향했다. 에이드리언이 서 있는 이 지점으로.

종소리 같았다. 비유가 아니었다. 실제로 그렇게 느껴졌다. 금속이 울리는 것. 공기 전체가 그 울림으로 꽉 차는 것. 에이드리언의 온 의식이 그 울림을 받아내는 공명통이 되는 것. 한 번 울리고, 그러나 사라지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은 그 울림 속에 섰다.

경력 내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왔다. 진위 판정을 내릴 수 없었던 적이 없었다. 그것이 그의 능력의 핵심이었고, 그 자신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몰랐다. 정말로. 직업적 능력의 가장자리에서, 지도가 끝나는 곳에 서 있었다.

종소리는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


실제 시간으로 4시간 22분 뒤, 에이드리언은 돌아왔다.

헤드셋을 벗었다. 마거릿이 옆에 있었다. 6시간이 안 됐는데도 거기 와 있었다. 플러그 근처에 손을 올려놓은 채로. 기다렸다는 표시를 굳이 말로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에이드리언은 의자에서 일어나려다 그냥 앉아 있었다. 마거릿이 물을 가져다줬다.

"뭘 봤어?" 마거릿이 물었다.

에이드리언은 물을 마셨다. "모르겠어."

마거릿이 기다렸다.

"그게 처음이야."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모른다는 게."

마거릿의 얼굴에서 무언가가 변했다. 안도인지 두려움인지 — 아니면 둘 다인지. 에이드리언은 그 표정이 무엇인지 판정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아무것도 판정할 수 없었다.

"나도 몰랐어." 마거릿이 조용히 말했다. "20년 동안. 알 수 없었어."

에이드리언은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계속 있었던 거야?"

마거릿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게 대답이었다.


다음 화 예고: 바르가가 먼저 연락해 온다. 그는 혼자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감당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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